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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Hyebin/이혜빈

About

나는 도자 공예보다 더욱 운과 우연을 바라는 학문은 없을 것이라고 감히 단언한다. 

흙이라는 이 예민한 물질은 하나의 작품이 되기까지 수많은 변수를 만들어낸다.

아무리 꼼꼼하게 체크를 하고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도 어느날 문득 금이 가기도,

깨지기도 한다. 

 

이 예민한 기물이 가마에 들어가는 순간이면 더더욱 맘을 졸인다.

1250도의 가마 속에서는 무슨 일이일어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가마 속에 들어간 기물을 보며 우리는 그저 무사히 잘 나오기를 기도하며

운과 우연에 모든 것을 기대야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우연 혹은 운명과 조우한다. 

나는 앞선 주제를 이어받아 아르데코와 아르누보 패턴의 전통 식기를 제작하려 하였다.

그러나 작품은 내 생각처럼 잘 나오지 않았고, 석고 캐스팅이라는 것을

처음 시도하는 나에게는 더더욱 어려웠다.

우여곡절 끝에 나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평소 좋아하던 우연적 기법인 마블링을 시도해 보았다.

이것은 우연일까 운명일까

포기의 심정으로 시도했던 마블링 기법은 생각보다 잘 나와주었다.

나는 수많은 우연에 기대어 최종적으로 나온 그 작품이 우연이 아닌 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마블링, 튀기기 기법 등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낼 수 없는

우연적 기법들을 활용하여, 이처럼 우리 곁의 수많은 우연을 가장해 운명이 되어 찾아오는

그 순간의 조화를 식기 안에 담고자 하였다.

우리가 지나치는 세상의 모든 것들은 우연저럼 찾아오지만 곁국 운명이 되어 마주하게 된다. 

한치 앞도 모르는 우연속에 운명을 내걸며, 

우연히 혹은 운명처럼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의 오늘 하루도 따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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